쇼피·아마존 단기 수출의 함정 | CS·물류
쇼피·아마존으로 단기간 수출이 가능한지, 진출 대행이 잘 말하지 않는 CS(고객응대)와 물류·비관세 장벽의 현실을 수출 실무로 정리한 글입니다.
쇼피, 아마존을 통한 해외 수출, 해외 시장 진출.
참 많이 듣는 후킹이다. 요즘 더 자주 보이고 들리는 글들이다. 동남아 시장을 아우르는 쇼피를 통한 K-브랜드 수출, 꿈의 시장 미국으로 진출하는 아마존.
말만 들으면 큰 기업들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힘들게 이루는 해외 진출을 순식간에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될 것이다. 이거… 진짜 가능한 거 맞나?
이커머스 수출, 듣기엔 대박이다
쇼피, 아마존 같은 이커머스로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건, 전통적인 B2B 무역 거래가 아니라 이커머스의 트래픽을 활용해 B2C 내지 D2C로 제품을 수출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훌륭하다!
이커머스 특성상 웹사이트나 회사소개서를 따로 만들 이유도 없고, 유통 구조를 건너뛰니 마진 폭은 늘어난다. 판매가 일어나는 즉시 해외 시장 진출 달성이라니!
대박이지 않은가?
전통적인 해외 진출을 생각해 보면, 올바른 파트너를 찾는 데만 아무리 빨라도 최소 반년, 길게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하는데.
그런데 아주 사소한 문제가 있다
그런데 여기엔 사소한 문제가 있다. 아주 사소한 문제.
CS는 어떻게 처리할 건데? 아, 물류는 어떻게 처리할 거고?
얼마 전 내가 무역상인 줄도 모르고 접근해 온 영업사원이 있었다. 미국 아마존, 동남아 쇼피에 바로 진출시켜 준다고. 물론 저 두 이야기는 쏙 빼놓고 말했다. 돌려서 지적했을 때도 알아채지 못했다.
쇼피, 아마존으로 단기간에 해외 시장에 진출해 수출을 달성할 수 있다는 업체들은 이 두 가지를 빼놓고 이야기할 때가 많다.
- CS가 받쳐주지 않으면 시장에서 성장은커녕, 제대로 진출하기도 전에 브랜드가 무너지기 쉽다.
- 물류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윤 구조를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최악의 경우 본격적으로 물건이 팔리기 시작할 때 물류 문제로 공급 자체를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해 아무 언급이 없다는 건? CS와 물류는 그들의 문제가 아니고, 관심도 없다는 뜻이겠지.
진짜 장벽은 관세가 아니라 비관세 장벽
트럼프 관세로 1년 넘게 전 세계가 떠들썩하지만, 일반적으로 무역에서 더 문제가 되는 건 관세가 아니라 비관세 장벽이다.
눈에 보이는 제도적 비관세 장벽은 물론, 쉽게 확인조차 할 수 없는 비관세 장벽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즉, 이런 장벽을 넘는 것이 수출의 핵심이다. 시장에 제품을 올려놓기만 하는 건 단기적으로 작은 성공을 가져올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제대로 된 안정적인 유통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커머스를 통한 단기 결전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국내 이커머스 성공 공식이 해외에서도 통할까
우리나라는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활성화되면서 개인이나 개인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하기 쉬워졌고, 성공하기도 훨씬 수월해졌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커머스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내 봤으니 해외에서도 비슷한 전략으로 성공할 수 있다?
굉장히 안일한 생각이다.
어떻게 성공했는지, 어떤 전략을 썼는지에 따라 같은 전략이 해외에서 통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마케팅은 인문학적 요소를 품은 개념이고, 인문 환경이 다른 곳에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적 요소에서 오는 시장의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쉬운 성공은 독이다
쉬운 성공은 언제나 독이 된다. 쉬운 성공을 바라며 움직이는 건 독을 자처해서 마시는 일이다.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수출은 국경 두 개를 넘겨 수행하는 B2B 영업에 불과하다.
B2B 영업을 하는데, 제품도 단가도 시장도 확인하지 않고 성공시켜 주겠다는 업체를 믿고 맡기겠다?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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